여행일: 2026년 9월 18일 금요일
여행 방식: 자가용 없이 신분당선·경강선·시내버스·도보
실제 코스: 판교역 → 이천역 → 설봉공원·설봉호 → 경기도자미술관·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 안흥지·애련정 → 흥만소 → 설봉산입구 → 이천역
교통·운영정보 확인: 2026년 9월 27일 기준
이번 이천 여행은 사실 여행지가 아니라 그릇 17개에서 시작됐습니다.
전날 남양주 별내의 카페 보나리베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길 건너편에서 일본 도자기를 판매하는 곳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9월 한 달 50% 할인이라는 안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잠깐 구경하고 나올 생각이었지만 둘이 그릇 하나하나를 한참 비교했고, 결국 17개를 골라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또 하나의 우연이 이어졌습니다. 광고를 보다가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일반 관람이 바로 다음 날인 9월 18일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날 일본 그릇을 잔뜩 산 뒤 다음 날 한국의 현대 도자를 보러 가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통 10주년을 맞은 경강선으로 이천까지
이번 여행의 중심 교통수단은 수도권 전철 경강선이었습니다.
판교와 여주를 잇는 경강선은 2016년 9월 24일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2026년 9월 27일 기준, 불과 사흘 전에 개통 10주년을 맞았습니다.
판교에서 이매·삼동·경기광주·초월·곤지암·신둔도예촌·이천·부발·세종대왕릉을 지나 여주까지 이어지는 노선입니다.
저희는 낙성대에서 출발해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타고, 판교역에서 다시 경강선 여주 방향 열차에 올랐습니다. 판교에서 이천까지는 열차로 대략 30분대라 차 없이 경기 동남부로 떠나기 좋은 노선입니다.

도자기의 도시 이천에 도착하다

이천은 단순히 쌀로만 유명한 도시가 아닙니다. 2010년 대한민국 최초로 공예·민속예술 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대표적인 도자문화 도시입니다.
전통 도자의 계승뿐 아니라 현대 도예, 도자 공방과 산업, 비엔날레와 도자축제가 함께 이어지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천역에서 내려 설봉공원과 경기도자미술관으로 향하는 코스는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천역에서 설봉공원 가는 법
뚜벅이라면 이천역 1번 출구로 나와 역 앞 이천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현재 기준으로 설명하기 가장 쉬운 노선은 29-40번입니다. 이천역이 기점이라 방향을 헷갈릴 일도 적습니다.
이천역 → 율현사거리 → 미란다호텔 → 터미널신둔홈 → 축협앞·국민은행 → 관고동 → 설봉산입구
이천역에서 타면 6정거장 뒤 설봉산입구에서 내립니다. 공개된 운행시각을 기준으로 약 12~13분 정도 걸립니다.
설봉산입구에 내리면 설봉공원 권역으로 바로 이어지고, 호수와 조각공원을 둘러본 뒤 경기도자미술관까지 걸어가는 식으로 코스를 잡기 좋습니다.
설봉공원과 설봉호, 이천을 대표하는 수변공원

설봉공원에 도착하고 나서야 둘 다 몇 년 전에 이곳에 와봤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김이 빠질 수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걸어본 공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설봉호는 이천의 대표 관광명소인 ‘이천9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1970년 관개와 관광개발을 목적으로 완공된 저수지로, 면적은 약 9만9천㎡, 둘레는 약 1.05km입니다.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와 분수, 세계 여러 작가의 야외조각을 볼 수 있는 설봉국제조각공원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단순히 호수만 보는 곳이라기보다 산책과 미술을 함께 즐기는 공원에 가깝습니다.
이날은 날씨가 꽤 더웠습니다. 식당을 찾아 이동하는 대신 집에서 가져온 간단한 음식을 꺼내 설봉호가 보이는 벤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호수를 앞에 두고 한동안 이동을 멈춘 시간이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설봉국제조각공원에서 멈춰 본 ‘2000 영혼의 배’

공원을 걷다가 유난히 오래 바라본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미국 조각가 팀 커티스(Tim Curtis)의 《2000 영혼의 배》입니다.
팀 커티스는 작품에서 배나 그릇 같은 ‘vessel’을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영혼과 정신, 삶의 여정을 담는 존재로 자주 사용해 온 조각가입니다.
다른 공공조각에서도 배를 과거와 미래,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이 지나가는 여정의 상징으로 다룹니다.

이천에 놓인 《2000 영혼의 배》의 현장 설명 역시 배와 사람의 삶을 겹쳐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만들어져 어딘가로 향하고, 시간이 흐르면 낡고 해체되거나 또 다른 삶의 일부가 되는 배.
여행을 하러 온 날이라서였는지 이 작품 앞에서는 이동수단으로서의 ‘배’와 한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작품보다 오래 바라봤고, 작품만 따로 한 장 더 남겼습니다.
조각 위에서 쉬던 고양이

조각공원을 걷다가 예상하지 못한 장면도 만났습니다.
돌조각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올라가 쉬고 있었습니다. 조형물과 살아 있는 고양이가 처음부터 하나의 작품이었던 것처럼 보여 둘이 잠시 멈춰 사진을 남겼습니다.
이런 계획 밖의 작은 장면이 오히려 여행에서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2001년부터 이어진 경기도자미술관
설봉호와 조각공원을 지나 경기도자미술관으로 걸었습니다.
경기도자미술관은 2001년 문을 연 현대도예 전문 미술관입니다. 한국 현대 도자의 흐름을 소개하는 전시뿐 아니라 국제교류, 작가 레지던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해 왔습니다.
설봉산입구에서 미술관까지는 도보 약 25분 정도라 호수와 야외조각을 보면서 천천히 이동하면 공원 산책과 미술관 관람을 자연스럽게 한 코스로 묶을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 들어서자 반사되는 금속 면과 다양한 그림이 들어간 블록들이 벽과 통로처럼 이어진 대형 설치물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땅이 만든다’
이날은 마침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일반 관람 첫날이었습니다.
2026 비엔날레는 9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천·광주·여주를 중심으로 열리고, 주제는 《땅이 만든다 Earth Makes》입니다.
완성된 도자 작품만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라 흙과 자연, 몸과 감각, 창작 과정 자체까지 관람객과 나누는 프로그램들이 함께 열립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전시를 보는 것뿐 아니라 직접 작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로리 발라주와 ‘물 없는 수영장에서 되살아나는 몸의 기억’

전시장 벽에서 만난 문장 가운데 하나는 프랑스 출신 작가 로리 발라주(Lorie Ballage)의 말이었습니다.
“물 없는 수영장에서 되살아나는 몸의 기억.”
로리 발라주는 1994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스코틀랜드 던디와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현재 베르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주요 매체는 도자입니다. 특히 바다와 물, 깊이에 대한 두려움과 매혹, 불안정함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작업으로 탐구해 왔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바다 공포를 이해하기 위해 직접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했고, 그 경험이 오히려 물속 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배경을 알고 나니 ‘물의 기억’이라는 제목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직접 참여한 《물의 기억》 워크숍
그리고 이날 오후 2시, 바로 그 로리 발라주가 진행한 참여형 워크숍 《물의 기억》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주황색과 회색 점토를 누르고, 말고, 겹치고, 감으면서 세 개의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중심에서 밖으로 퍼지는 파문처럼 보였고, 두 번째는 무엇인가를 품은 둥지나 그릇 같았습니다. 세 번째는 여러 고리가 서로 통과하며 얽힌 매듭 같은 모습이 됐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보는 것과 직접 흙을 만지는 경험은 전혀 달랐습니다.
잘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 손이 움직였던 흔적과 그 순간의 감각이 그대로 결과물에 남았습니다. ‘몸의 기억’이라는 문장이 그제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아내가 먼저 발견한 ‘보는 순간, 세계는 변한다’
전시장을 걷다가 아내가 먼저 한 문장 앞에서 멈췄습니다.
“이것도 찍어봐.”

“보는 순간, 세계는 변한다.”
이 문장은 아티스트 듀오 Varvara & Mar의 문장이었습니다.
Varvara & Mar는 바르바라 굴랴예바와 마르 카네트 솔라가 2009년 결성한 듀오로, 예술과 기술, 사회의 관계를 다룹니다.
AI와 로보틱스, 인터랙티브 기술, 그리고 관객이 작품에 참여하는 방식도 꾸준히 탐구해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본다’는 행위 자체가 세계를 바꾼다는 이 짧은 문장이 관객과 작품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아내가 이 문구를 먼저 발견한 뒤부터 저희도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 곳곳의 다른 문장까지 찾아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이 말이 전시장 안에서 끝나지 않고 이날 여행 전체를 설명하는 문장이 됐습니다.
원래 계획은 이천에서 끝나는 여행이 아니었다
처음 계획은 이천 한 곳만 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엔날레를 본 뒤 다시 경강선을 타고 종점 여주까지 가서 경기생활도자미술관을 보고, 마지막에는 남한강까지 이어볼 생각이었습니다.
전날 산 생활그릇에서 이천의 현대도자, 다시 여주의 생활도자로 이어지는 하루를 생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이천에서 작품을 천천히 보고, 문장을 찍고, 워크숍까지 참여하다 보니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지나 있었습니다.
결국 여주는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천역으로 가다가 이대로 여행을 끝내기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내려 계획에 없던 안흥지로 향했습니다.
경기도자미술관에서 안흥지 가는 법
뚜벅이로 이동한다면 경기도자미술관에서 먼저 소방서이천의료원 정류장까지 걸어 나오는 방법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미술관 공식 안내 기준으로 경기도자미술관에서 소방서이천의료원 정류장까지는 도보 약 25분 정도입니다.
정류장에서 114번을 타고 이천터미널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소방서이천의료원 → 양정여고 → 은혜예식장 → 이천성당 → 명동타운 → 이천터미널
5정거장 이동해 이천터미널에서 내리면 됩니다.
이천터미널에서 안흥지까지는 약 300m 정도라 걸어서 4~5분이면 연못에 닿습니다.
미술관에서 안흥지까지는 버스를 오래 타는 구간이라기보다 미술관에서 큰길로 내려오는 도보 구간이 더 긴 이동입니다.
안흥지와 애련정, 전시 뒤에 만난 물가

안흥지는 이천 도심에 자리한 작은 연못입니다. 연못 안에는 애련정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애련정은 조선 성종 때인 1474년 이천부사 이세보가 중건했고, 신숙주가 ‘애련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집니다. 현재의 정자는 1998년 복원됐습니다.
저희가 갔을 때는 늘어진 버드나무와 물, 분수와 늦은 오후의 하늘이 함께 보였습니다.
하루 종일 작품을 집중해서 본 뒤라 그런지 연못 앞에 서자 눈이 잠시 쉬는 느낌이었습니다.
유명 관광지를 하나 더 완주한다기보다 전시와 저녁 사이에서 여행의 장면을 한 번 바꿔주는 장소에 가까웠습니다.
안흥지에서 흥만소 가는 법
저희도 안흥지에서 흥만소까지 전부 걸어간 것은 아니고, 버스를 타고 이동한 뒤 마지막 구간을 걸었습니다.
현재 노선 기준으로 가장 따라가기 쉽게 정리하면 안흥지에서 먼저 가까운 이천터미널 쪽으로 약 300m, 4~5분 정도 걷습니다.
이천터미널에서 284번 또는 285번을 타고 관고동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이천터미널 → 종합복지타운 → 불교회관 → 설봉산입구 → 관고동
버스로는 4정거장입니다.
관고동에서 흥만소까지는 버스가 바로 매장 앞까지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향교로 방향으로 약 500m 안팎, 도보 7~8분 정도 더 걸으면 흥만소에 도착합니다.
흙 다음에는 쌀, 이천의 흥만소

흥만소는 이천시 향교로에 있는 이천쌀 디저트 브랜드입니다.
공식 메뉴에서 가장 먼저 내세우는 대표 메뉴는 이천 흰쌀 크림빵입니다.
이 밖에도 옥수수·밤·팥·인절미·흑임자·말차 등 여러 종류의 쌀 크림빵을 판매합니다. 이천쌀을 베이스로 한 쌀크림 라떼 같은 음료도 있습니다.
이날 여행의 중심이 ‘흙’이었다면 마지막 먹거리는 이천의 또 다른 상징인 ‘쌀’이었습니다.
도자기의 도시에서 현대도예를 보고 지역의 쌀을 활용한 디저트 공간까지 이어지니 여행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연결됐습니다.
흥만소에서 설봉산입구까지
흥만소를 나온 뒤에는 버스를 다시 타지 않고 설봉산입구 정류장까지 걸었습니다.
흥만소는 시립도서관 바로 아래쪽에 있고, 설봉산입구 정류장까지는 실제 보행경로에 따라 대략 700~800m 정도입니다.
멈추지 않고 걸으면 약 12~15분 정도로 보면 됩니다.
다만 저희는 가는 길에 보호수와 작은 하천을 발견해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천천히 이동했습니다.
300년 보호수와 교토처럼 보였던 작은 하천
흥만소에서 설봉산입구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길에서 현장 안내로 약 300년 된 보호수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밤 조명과 나비 모양 장식이 켜진 큰 나무가 계획에 없던 또 하나의 장면이 됐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작은 하천이 나타났습니다.
높은 빌딩이나 화려한 야경은 없었습니다. 낮은 다리와 난간, 좁은 물길, 양옆의 낮은 건물, 물 위에 번지는 조명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 풍경을 본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기 일본 느낌 난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다시 보며 일본의 어디와 비슷하게 느껴졌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교토 기야마치 거리를 따라 흐르는 다카세가와(高瀬川)였습니다.
다카세가와는 17세기 초 만들어진 교토 도심의 운하입니다. 지금은 좁은 물길과 작은 다리, 물가에 이어지는 거리 풍경이 교토의 정취를 만드는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이천의 작은 하천과 교토 다카세가와가 같은 풍경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좁은 물길, 낮은 다리, 건물이 물 가까이에 붙어 있는 모습, 그리고 밤빛이 수면에 반사되는 인상이 비슷했습니다.
몇 시간 전 미술관에서 아내가 먼저 발견했던 문장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보는 순간, 세계는 변한다.”
평범한 이천의 작은 하천이었을지 모르지만 아내가 다르게 바라보는 순간, 우리에게는 잠시 교토 같은 풍경이 됐습니다.
그날 전시장에서 만난 문장이 여행 마지막 장면에서 실제로 이어진 셈이었습니다.
설봉산입구에서 284번을 타고 다시 이천역으로
보호수와 작은 하천을 본 뒤 설봉산입구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실제 여행에서는 이곳에서 284번 버스를 타고 이천역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노선 기준으로는 285번도 설봉산입구에서 이천역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천역에 도착한 뒤 다시 경강선 판교 방향 열차에 올라 하루 여행을 마쳤습니다.
이 코스를 뚜벅이로 따라간다면
- 판교 → 이천: 경강선으로 약 30분대
- 이천역 → 설봉공원: 이천역 앞 29-40번 → 6정거장 → 설봉산입구, 약 12~13분
- 설봉산입구 → 경기도자미술관: 설봉호와 조각공원을 보며 도보 약 25분
- 경기도자미술관 → 안흥지: 소방서이천의료원까지 도보 약 25분 → 114번 5정거장 → 이천터미널 → 안흥지까지 약 300m, 도보 4~5분
- 안흥지 → 흥만소: 이천터미널까지 약 300m 도보 → 284번 또는 285번 4정거장 → 관고동 → 흥만소까지 약 500m, 도보 7~8분
- 흥만소 → 설봉산입구: 약 700~800m, 도보 12~15분
- 설봉산입구 → 이천역: 284번 또는 285번 이용 가능
이번 여행이 남긴 것
설봉공원에 도착했을 때는 “여기 예전에 왔던 곳인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여주까지도 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보니 못 간 장소보다 이천에서 새로 발견한 장면이 더 많이 남았습니다.
설봉호를 바라보며 먹은 점심, 《2000 영혼의 배》 앞에서 오래 멈춘 시간, 비엔날레 첫날의 작품과 문장, 직접 흙을 만진 《물의 기억》, 집에 가려다 중간에 내려 만난 안흥지, 이천쌀 디저트, 300년 보호수, 그리고 아내에게 잠시 교토처럼 보였던 작은 하천.
여러 도시를 많이 방문하는 것만이 전철여행은 아니었습니다.
경강선 한 역에서 내려 한 도시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니 계획표에는 없었던 곳들이 여행의 일부가 됐습니다.
몇 년 전에도 같은 경강선을 타고 같은 설봉공원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하루가 됐습니다.
아내가 전시장에서 먼저 발견했던 문장처럼.
“보는 순간, 세계는 변한다.”
같은 장소도 무엇을 보고, 누구와 보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시 새로운 여행지가 될 수 있었습니다.
※ 여행일은 2026년 9월 18일이며, 교통·전시·운영 관련 정보는 2026년 9월 27일 기준으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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